물 묻은 바가지에 깨 달라붙듯 복만 다글다글 정월대보름굿🌝
사진으로 기록하는 오늘의 나살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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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을 맞이해 이곳저곳에서 대보름굿 행사가 열렸어요. 곡성에서는 15개 면에서 열렸고, 면 단위 외에도 마을에서 별도로도 진행된 곳도 있었어요. 저는 이틀에 걸쳐 겸면, 회화덕산마을, 초곡마을 대보름굿에 다녀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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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쯤, 풀의 제안으로 마을에서 대보름굿을 하게 됐어요. 과거에는 마을에서 대보름굿을 했었지만, 언젠가부터 하지 않았대요. 그렇게 저희는 매주 모여 연습했어요. 기굿, 질굿, 문굿, 술굿, 샘굿 등등. 장단을 익히고, 동선을 짰어요. 장구만 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사전에 챙겨야 할 것이 많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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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밥과 떡, 제사상에 올릴 음식을 준비하고 풍물 칠 때 입을 옷을 준비했어요. 몇몇 이웃이 떡을 직접 만들겠다고 자처했어요. 한 사람에 쌀 1kg씩 모아 방앗간에 맡겼어요. 대보름 전날 밤, 빻아온 쌀가루를 체에 쳐 곱게 걸렀어요. 당일 아침 일찍이 모여 시루떡과 호박설기를 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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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할 줄 아는 옆 마을 이장님께 액맥이 타령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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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를 꼬아 당산나무에 매고 소원을 적은 소원지를 묶어두었어요. 윗집을 먼저 돌고 당산나무로 향했어요. 마을 어른들도 함께 모여 당산제를 지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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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처음 보는 이웃들도 있었어요. 보름굿을 한다고 하니 나와 본 듯했어요. 제를 지내고 마을 사람들과 마을회관에 들어가 찰밥과 나물, 과일을 먹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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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윗마을을 돌았어요. 그렇게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마을에서 보름굿을 했네요. 잠시 쉬고 옆 마을로 이동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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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 품앗이 다녀왔어요. 옆 마을에서는 조그맣게 달집도 태운다니 구경 갔어요. (사실 가장 기대했던 건 채식만두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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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마을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어요. 상쇠에 따라 진행되는 흐름이 아주 다르더군요. 초곡마을에서는 모두에게 악기를 쥐여줬어요. 소고를 들게 했어요. 저희 마을은 연습한 것을 차례대로 해냈다면, 초곡마을에서는 다 같이 즉흥으로 즐기는 분위기였어요. 전날 저녁부터 굿을 쳤던 터라 피곤하긴 했지만, 흥겨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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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도 맛있게 많이 먹고 왔답니다. 만두와 냉이된장국 짱! 점점 분위기가 살더니 양쪽 테이블에서 민요 한 가락씩 주고받았어요. 한쪽 테이블에선 술을, 다른 테이블에선 보이차를 마시기도 했어요. 잔치 분위기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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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웬 눈이 내리더니, 오토바이를 타기 어려웠어요. 슬슬 집에 가고 싶어서 걸어가려 했지만, 멧돼지 나온다고 붙잡혔어요..ㅎ 결국 늦은 밤까지 있다가 차 타고 왔어요. 덕분에 마을회관에서 이웃들과 스트레칭도 하고 서로 밟아주며 몸도 풀고 왔네요. 드디어 한 달간의 보름굿 연습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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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일 년 삼백육십오일 내내 물 묻은 바가지에 깨 달라붙듯 복만 다글다글 붙길 바라요! 혹시 소원지 받으면 무슨 소원을 쓸 건가요? 다들 어떤 소원을 갖고 사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얼른 3월 말이 되길 빌래요. 한 달을 무탈히 보내길, 즐겁게 보낼 수 있길! 그때쯤이면 일도, 집도, 밥도, 아침도, 밤도, 마음도 지금보다 안정되길 바라며. 좋은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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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 >
다음 주 나살핸은 쉬어갈게요. 발표와 짐 정리 할 것이 있어 서울에 다녀와요. 두 주 동안 잘 지내다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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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과 저의 이야기에 연결고리가 있길 바라요.
읽고 나서 드는 생각, 궁금한 점, 여러분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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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핸내 | hannah6310@naver.com | @ihannahohyea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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