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정착하기로 했다. 불확실한 것투성이인. 오늘은 내 안에 머무는 불안을 꺼내어 보려 한다. 어쩌면 일기 같은 글이 될 것이다. 매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1년~2년에 한 번씩 이사를 다니고, 새로운 곳에 적응한다. 새로운 환경에 놓이며 다양한 나를 알아간다. 많은 것이 불확실한 시기다. 이런 시기가 가끔은 불안하게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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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 이사
짐 싸고 이사하고 청소하고 가구 마련하고... 번거로워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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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옆 마을에 살 집을 구했다. 3월이면 이사를 간다. 셰어하우스와 서울집, 이사 갈 집에 짐이 분산 되어있다. 분산된 짐을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하다. 어제는 이웃에게 얻은 테이블을 가지러 갔다. 트럭을 사용하는 김에 셰어하우스에 있는 짐도 실어 세미 이사를 했다. 짐을 거의 다 빼니 한결 가볍긴 하다만, 어수선해진 방을 보면휑하고 왜인지 쓸쓸함마저 느껴진다. 이번 주엔 셰어하우스 대청소를 할 예정이다. 다음 주엔 서울 가서 짐을 뺄 예정이다. 곧 살게 될 집 계약은 1년이고, 계약 연장 여부는 재계약 시에 알 수 있다. 짧은 기간 계약이기에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들이며 살지 고민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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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돈
대학생 때 장기투자 한답시고 샀던 주식 팔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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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0원으로 사는 삶을 다짐했던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묵혀두었던 주식을 팔았다. 통장 잔고가 바닥을 드러내려 하여. 돈은 없지만 돈을 쓰고, 덜 소비하기를 지향하지만 공간에 쓰는 비용은 내려놓지 않는다. 때때로 스스로의 모습에 혼란스럽기도 하다. 집이 잘 꾸려지면 공간에 대한 욕구는 어느 정도 충족 되겠지.
설 연휴쯤 돈 걱정이 시작됐다. 나는 꽤나 안 계획적이어서,,ㅎㅎ 대학생 땐 용돈 받기 직전, 직장 다닐 땐 월급 받기 직전에 늘 쪼들리는 시기를 보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는 돈 관리를 잘 못한다. 다른 사람에 비해 적은 돈으로도 덜 불안해하는 편이다. 그런 나에게 마지노선이 근접했다는 건, 정말 돈이 없어져 간다는 것. 불안해진 나는 내가 받지 못한 돈을 곰곰이 떠올려 보았다.
서울에서 살 때보다야 훨씬 덜한 불안이지만, 그래도 마지노선에 근접하니 불안하긴 한가 보다. 더군다나 서울 일정과 이사가 예정되어 있으니. 잠들어있던 주식계좌를 열었다. 한창 주식이 붐이었을 때, 호기심에 주식을 샀었다. 너무나도 큰 손해를 보았기에😅 여전히 팔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덜 손해 본 주식을 팔았다. 해봤자 얼마 되진 않는다. 그래도 월세 한, 두 번은 낼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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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농사, 밭
연속적으로 지을 수 있는 땅은 구해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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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구하기 전에 밭을 구했던 것일까? 밭이 있는 곳에 집을 구해야 했던 것일까? 집은 그렇다 치고, 밭은 어떻게든 구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쉽지 않다. 결국 청년자자공에서 사용하는 밭 일부를 사용하게 될 것 같다. 혼자 농사짓는 건 처음이기에, 얼만큼 감당할 수 있을지도 가늠이 안 간다.
안정적인 주거 환경만큼이나 농부에게는 안정적으로 농사지을 수 있는 밭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땅의 상태는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기에 더더욱 그럴 것이다.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마음도 불쑥불쑥 든다. 잘 짓는 건 또 뭘까? 시기에 맞춰 심고, 거두고, 잘 돌보아야 할 텐데. 어쩌면 나에게 농사는 주체성을 키우는 일이다.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에 익숙해지길 바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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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일, 에디터
에디터 일을 시작했다. 반농반X 삶 시작인가?
*반농반X: 농사를 통해 먹거리를 자급하고(반농),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 버는 삶(반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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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시간 노동의 일을 구했다. 곡성 지역 청년들을 인터뷰해 레터로 써내는 일이다. 회사와 군청 인구정책과와 함께하는 일이다. 청년 인구 유입을 위해 곡성의 여러 청년 사례를 보여주는 레터이다. 메일링 서비스를 하는 것은 나살핸 덕분에 큰 두려움은 없다. 다만, 내가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낼 수 있을지 조금은 염려된다. 눈에 보이는 개선점을 잘 바꿔낼 수 있을까? 다음 주 워크숍을 통해 뚜렷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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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살핸에 의미를 부여하면 할수록 욕심이 생긴다. 담고 싶은 내용이 많아지고, 쓰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건강하게 지속하기 위해 적당한 합의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독자들의 반응이 오지 않을 때, 어떤 이유일지 고민한다.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써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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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중요한 사람이다. 지금의 관계는 상당히 안정적이면서도, 불안정하다. 서로 돌보고 도와줄 이웃들이 많아 든든하다. 한편, 친밀한 이들과의 갈등은, 더군다나 한꺼번에 찾아왔을 때, 나를 의심하게 한다.
마을에서 일어나는 여러 모임에 참여한다. 점점 이곳의 일원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것 같다. 시골살이. 재미난 것도, 하고 싶은 일도, 해결해야 할 일도 많다. 그 가운데서 나는 어떻게 나 스스로를 지키고, 돌보고, 무언가 해내며, 기여하며 살 수 있을까. 팟캐스트 들으면서 주구장창 풀만 매고 싶은 시기이다. 하지만 아직 겨울이다. 이제 농한기도 끝나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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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생일상(무전, 잡채, 김치볶음, 무나물, 미역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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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다녀왔더니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초코호두쿠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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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과 저의 이야기에 연결고리가 있길 바라요.
읽고 나서 드는 생각, 궁금한 점, 여러분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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